나눔스토리
후원자님들과 함께 만들어낸 따뜻한 나눔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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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아홉 살 제니가 만난 희망
- 작성일
- 2016.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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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규리, 구성환 씨와 함께 한 필리핀 해외봉사에서 만난 아홉 살 소녀 제니.
빛조차 들어오지 않은 좁고 어두운 다리 밑에 얇은 나무판으로 얼기설기 지은 집에서 다섯 식구가 살고 있었는데요. 한 달 전 아빠가 마약사범으로 오인 받아 총격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갑작스런 사고에 가족들은 무척 슬프고 충격을 받았지만, 누구도 아빠의 죽음을 책임져주지 않았습니다. 한순간에 가장을 잃은 제니네 식구는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했지만, 아픈 엄마는 일을 할 수 없어 아홉 살 제니가 아빠를 대신해 가장이 되었습니다.
작은 손에 비닐봉지 한 장을 들고 매일 거리와 강가 주변을 돌며 쓰레기를 줍는 제니. 고물상에 팔 수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하루 종일 주워도 고작 2kg가 전부인데요. 팔아도 20페소(약 470원)밖에 되지 않아, 식구들이 한 끼 먹을 쌀을 사면 남는 것이 없습니다.
아직 어리기만 한 제니의 유일한 소원은 “열심히 공부해서 취직하는 것”인데요. 하고 싶은 것도, 가지고 싶은 것도 많을 나이지만, 아이에게 주어진 환경은 선택을 빼앗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니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줄 수 있도록, 월드쉐어와 박규리, 구성환 씨가 힘을 모았습니다. 바로 제니네 가정을 위한 간이 좌판인 ‘사리사리’를 만들어 준 것인데요. 무더운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직접 톱질과 못질을 하며 사리사리를 제작한 구성환 씨의 정성이 돋보였습니다. 박규리 씨 또한 제니 가정을 위해 직접 쌀을 사와 선물했으며, 제니가 조금 더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1:1 결연을 맺어 아이를 도와주기로 약속했습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제니에게서 온 편지에는 한 달 동안 사리사리를 운영하면서 미리 구입해준 물품들을 다 팔았으며, 이제 모은 돈으로 새 물품을 사러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직은 수입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식구들이 굶지 않고, 제니와 동생들이 좀 더 여유롭게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제니와 같이 환경에 선택권을 빼앗긴 아이들이 스스로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작은 도움을 주는 일. 이것이 월드쉐어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후원자님들과 함께 아이들에게 웃음을 전해 줄 수 있는 월드쉐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필리핀 봉사에 함께해준 박규리, 구성환 씨와 더불어 모든 후원자님에게 다시 한 번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