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월드쉐어의 다양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몽골교민신문 100716] 대사협 봉사단의 활동소감을 청했다
- 작성일
- 2010.07.16
몽골교민신문[KMNEWS]
영하40도를 넘나드는 혹한의 땅 몽골은 여름을 맞이하며 타오르는 아지랑이 만큼이나 다양한 꿈들을 피어 올린다.
거리가 분주하고 시장이 요란하다. 이 여름을 잘나야 겨울이 든든해 진다. 도로와 건물을 보수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와중에도 축제와 휴가를 한껏 즐겨야 한다. 푸른 풀밭을 마음껏 누벼 두어야 둔한고 답답한 겨울을 견뎌낸다.
이런 움직임들 속에는 많은 외국인들도 섞여 있다. 그 중 유독 한국인들이 눈에 많이 띈다. 드넓은 초원을 만끽하고픈 여행객들도 많지만, 또 다른 한 켠에는 숲을 가꾸고, 아픈 이들을 돌보고, 굶주림을 달래고, 앞선 기술을 전하는 등의 다양한 목적과 이유의 활동을 펼치는 이들이 많이 있다. 소중한 사랑을 심고 귀한 땀방울로 적셔 놓는다.
모두가 미래를 향한 꿈이다. 이는 몽골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동포들에게도 귀한 자산이 될 것이다. 다만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누가 어디를 왜 다녀갔는지, 무엇을 건네고 무엇을 담아 가는지. 궁금하다. 교민사회를 스쳐 지나가는 이들을 애써 따라가 그 얘기를 들어 보았다. 우리도 상관 있으니까.
한국대학생 해외봉사단원 27명이 15일의 일정으로 지난달 28일 울란바타르에 들어 왔다.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대사협) 주최로 진행되는 해외봉사활동 참가자들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참가단체가 후원하고 참가자들이 일부 비용을 부담해 경비를 마련했다고 한다. 이들은 주로 저개발국가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관 설립, 학교 및 고아원 보수공사, 초등학생 교육 진행 및 어린이들을 위한 운동회 및 지역 문화페스티발을 개최하는 등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봉사활동을 펼쳐 왔다. 몽골에서도 이런 활동을 했다.
제3세계 저개발국가 빈곤아동을 지원하는 국제NGO단체인 (사)월드쉐어가 이들의 활동을 주관하며 전문성을 높혔다.
빡빡하고 피로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떠나기 전 소중한 글을 남겨준 배다니엘 단장(남서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과 참가 학생들에게 깊이 감사 드린다. 남기고 간 경험과 마음이 동포사회와 교감되며 지속적으로 펼쳐지게 될 다양한 활동에 시너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소감문 - 봉사단장]
한국인이 주어야 할 것은 진정한 우정과 감동
학생들과 함께 이번 해외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단원들의 노력에 진한 감동을 받았다. 노력봉사를 통해 몽골인들의 삶과 땀을 체험하였고 교육봉사를 통해 새로운 지식과 비전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교우 후에도 밤을 새워 다음날을 위한 연습을 하였다.
피곤한 중에도 늘 웃으며 학생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바로 진실한 사랑의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몽골에는 해마다 많은 봉사단체들이 와서 많은 사역을 하였고 우리 일행도 나름대로 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아침마다 학교운동장의 돌을 주우면서 이곳에 박히고 널린 많은 돌들처럼 이곳 칭길태 지역의 빈한한 사람들의 가슴에도 어떤 돌이 박혀있지는 않나 하는 느낌도 가져보았다.
그래서 우리는 한번 다녀가는 봉사를 하지만 오래도록 남을 수 있는 봉사를 위해 우리 봉사단과 현지 어린이들과의 일대일 결연을 기획하고 실시하기로 하였다. 칭길태 지역의 어려운 학생들을 소개받아서 우리 단원들이 일대일로 결연을 하고 그들의 가정을 방문하여 선물을 전달하고 소정의 기금을 학교에 기탁하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결연을 통해 우리가 떠난 후에도 그들에게 후원이 이루어지게 하며 봉사단원이 귀국 후에도 본인 사정에 따라 일정 기간마다 계속 후원금이나 물품을 전달하는 사업을 함으로써 이곳 학생들을 진실로 가슴에 품고자 하는 것이다. 봉사를 하면서 화려하고 과시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현지인들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으며 이곳에서 열심히 생활하고 계신 우리 교민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한몽수교 20주년을 맞이하는 지금 이곳 몽골인에게 한국인이 주어야 할 것은 진정한 우정과 감동이라고 생각한다. 현지 학생들의 아픈 마음을 헤아리고 고뇌하는 영혼을 다독이며 비전을 주고 사랑을 실천하는 것,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주며 인성을 변화시키는 것이야 말로 영원한 남을 소중한 사역이 될 것이다. 자그마한 사랑의 실천이지만 이번 봉사를 하면서 조선의 문인 유한전이 김광국의 수장품에 부친 글 중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라는 글이 떠올랐다. 우리 봉사단원들의 현지봉사 체험을 통해 우리 스스로가 감동과 새로운 깨달음을 받게 되고 우리 가슴에서 가을햇빛 속에서 익어가는 과일처럼 고운 성숙을 느끼게 된 것은 실로 큰 소득이며 감사라 할 것이다. -배다니엘교수 (남서울대학교 중국학과)-
▲ 월드쉐어 김정태간사(왼쪽) 김규진현지코디(중앙) 배다니엘교수(오른쪽) |
[소감문 - 봉사단원]
‘몽골의 중심에서 세상을 느끼다.’
- 울란바토르 37번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하기
자기 주변이 세상의 모두라고 생각했던 철없던 내가, 첫 타지경험을 어떻게 보고 느껴야 할지도, 어떤 것을 담아가야 할지도 모른 체 몽골 땅을 밟았다. 나에게 몽골은 한국의 강원도에 온 느낌으로 다가왔고, 담 넘어 붙어있는 쌍둥이 ‘게르’들과 TV에서만 보던 소들의 거리행진, 거리의 알록달록한 몽골어 간판까지, 첫 경험은 신기함 그 자체였다.
봉사활동 프로그램은 오전의 노력봉사와 오후의 교육봉사로 진행되었다. 아이들을 위한 벽화 그리기는 노력봉사의 일환으로, 하는 내내 모두가 아이들처럼 색칠공부를 신나게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내 몸보다 몇 배나 큰 그림을 손을 뻗어 열심히 그리고, 빈틈 하나 없이 멋지게 완성하려고 온갖 애정을 쏟았다. 모두가 독한 페인트, 신나 냄새를 맡고 온몸에 페인트를 묻혀가면서도, 색칠과 완성에 대한 즐거움에 빠져 힘든 줄도 모르고 하였다. 모두의 손길이 모여 완성된 그림을 보고 우리는 입이 아플 때까지 웃으며 뿌듯해했다.
영어, 컴퓨터, 태권도 등으로 이루어진 교육봉사는 교사를 꿈꾸는 나로서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라 너무나도 의미가 깊었다. 아이들이 눈을 마주치며 서로 발표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공부를 시작할 때까지 앉아서 미소를 지으며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한 아이라도 놓치지 않고 애정을 쏟고 싶었다. 모두가 하나하나 꼼꼼하게 챙기고 나서도 매번 준비가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나면 더 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이때까지 몽골에서의 생활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하루의 활동이 끝나고 씻을 때였다. 처음으로 몽골에서 씻으려고 학교 화장실에서 물을 틀었을 때, 철철 나오는 물은 정말 이가 얼 정도였다. 매일 아침 고양이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을 때도 머리가 꽁꽁, 빨래할 때도 손이 꽁꽁 얼어 느낌도 못 느낄 정도로 괴로웠다. 지금은 한국에 가면 찬물로 샤워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내공이 쌓였지만 매일 얼음물로 씻을 수가 없어서 학교에서 가까운 샤워장을 사용하고 있다.
처음으로 큰 세상 밖에 나와서 숨겨져 있던 나를 볼 수 있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를 돌아보게 되고, 그것은 나의 부족한 점을 키우고, 잘하는 것을 끝없이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또한 단체 안에서 모두가 하나 되어, 서로를 이해하고 이끌어가는 소중한 친구가 되었다. 몽골 현지사람들과의 첫 만남부터 서로가 말이 통하지 않아도 따뜻한 인사와 미소에 녹아 마음이 뭉클했고, 그것은 서로 속한 국가를 초월하여 하나하나 소중한 사람들이, 사람 대 사람으로의 인간적인 큰 만남으로 이어졌다. -김현진(21,부산교육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