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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험한 곳의 아이들을 보살피는 것이 제 사명입니다”-아이티 지부장 인터뷰

작성일
2023.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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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초, 대통령이 암살당한 후 임시정부 상태가 길어지고 있는 아이티. 무정부상태와 마찬가지인 지금,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는 무장단체에게 점령당한 채 혼돈의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더하여 계속되는 자연재해와 오랜 내전, 분쟁 및 범죄의 빈번함으로 많은 NGO가 포르토프랭스를 떠났는데요. 이곳에서 오로지 아이들을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위험을 마다하지 않고 일하시는 월드쉐어 아이티 김혜련 지부장님을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지부장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아이티에서 월드쉐어 지부장을 맡은 김혜련이라고 합니다.


월드쉐어 아이티 지부장으로 일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2021년도에 월드쉐어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아이티 일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하셨는데요. 아이티에서 가장 열악한 지역인 포르토프랭스의 ‘투찌에’라는 쓰레기 마을을 중점으로 월드쉐어가 운영하는 학교와 이곳 아이들을 돌봐달라는 부탁이셨습니다. 저는 이 지역이 얼마나 열악하고 안타까운 곳인지를 너무 잘 알기에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월드쉐어 지부장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아이티에서 이루어지는 사업들을 소개해주세요. 

가장 대표적인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투찌에 마을에 있는 미라클스쿨 소망학교 운영과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 아이와 후원자님을 연결하는 링크하트 아동결연 또한 진행 중입니다. 더하여 잦은 분쟁으로 거주지를 잃은 실향민을 위한 긴급구호, 지진으로 집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주택재건, 식량 지원 등 다양한 구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지 사람들은 월드쉐어의 지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나라가 어려운 것을 넘어 신변이 위험한 상황이다 보니 많은 NGO가 이 나라를 떠났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월드쉐어는 아이티에 남아 열심히 구호 사업과 교육지원 및 아동 후원사업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티 니프라는 지역에서 우리는 지진으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주택을 지어주고 있는데요. 지어지는 월드쉐어 주택들을 보고 주민들은 “지원을 해주며 이렇게까지 한 사람 한 사람의 필요를 들어주고 생각해주는 곳은 없었다. 월드쉐어가 지어준 집은 정말 편하고 튼튼하다.”며 감사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지부장님이 몸소 느끼신 아이티의 환경은 어떠한가요? 

아이티는 전 세계 165개국 중 인간개발지수(HDI: 국민소득, 교육수준, 평균수명 등을 조사한 인간개발 성취 정도 평가지수, UNDP, 2021) 163위를 차지하는 최빈국입니다. 하루 2달러도 되지 않는 돈으로 사람들이 먹고살고 있기에 하루 한 끼 먹기도 어려운 상황인데요. 전체 인구 중 45%가 식량부족을 겪고 있고 그중 30%를 넘는 아동들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또한 치안도 좋지 않아 늘 납치와 폭력이 그치지 않는 어둡고 위험한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투찌에 마을 소망학교 아이들의 처음 본 얼굴은 영양실조로 인해 누렇게 황달이 걸려있었습니다. 후원자님들 덕분에 이 아이들에게 날마다 급식을 먹일 수 있었는데요. 날이 갈수록 아이들은 건강도 호전되고 표정도 밝아졌습니다. 그러던 와중 사건은 갑자기 일어났는데요. 갱들이 학교에 들이닥쳐 매달 돈을 내지 않으면 학교를 못 열게 만들겠다고 협박하였습니다. 이 일로 인해 실제로 학교를 2주가량 못 열기도 했는데요. 이때 아이들이 먹을 게 없어 쓰레기를 주워 먹고 다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마을 주민들까지 이 소식을 알게 되고 다 함께 일어나 갱들과 협상하여 학교를 다시 열 수 있었는데요. 다행히 아이들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마무리되었지만, 그때 걱정하고 슬퍼하던 아이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아픕니다. 

반대로 일하시면서 가장 뿌듯했거나 감동적이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매 순간이 저에게는 감동입니다. 기억나는 순간을 말하자면, 지진피해자들에게 주택을 지어주고 주민들의 떠는 손에 열쇠를 건네주던 순간 저도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또 집에 가스스토브를 설치해드려 난생처음 가스를 사용해 밥을 만드시는 할머니의 신기해하시던 표정도 잊을 수 없습니다.

진심 어린 이야기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NGO활동가를 꿈꾸는 후배들 또는 후원자님께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NGO에서 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전 세계에 파견된 저와 같은 현장 책임자들은 시차로 인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해야 할 때도 많고, 험한 지역에 가서 거친 노동을 하기도 합니다. 일의 진행이 순탄치 않은 순간도 많아 지칠 때도 있지만, 나의 노동으로 한 나라, 한 아동의 인생이 변화함을 느낄 때 가슴이 뜀을 느끼며, 이 일이 제 사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일에 동참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여러분의 덕분으로 전 세계가 오늘도 조금 더 행복해졌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