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야기

후원자님들과 함께 만들어낸 따뜻한 나눔의 현장,
그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홈리스 급식을 돕는 홈리스 자원 봉사자...

작성일
200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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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 급식을 돕는 홈리스 자원 봉사자들입니다. 맨 왼쪽 죠셉 - 그는 중국인 부모 아래서 태어나 형제도 두고 있지만 이미 연락이 끊긴지 오래입니다. 언제인지 모르지만 시민권자로 사회복지기금과 푸드쿠폰을 받으며 이곳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피부병을 심하게 앓고 있어서 늘 장갑을 끼고 다닙니다. 누가 보아도 얼굴이 병자처럼 벌겋게 터있는 상태입니다. 모두들 가까이 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도 또한 누구와도 친밀하게 지내지 못합니다. 하지만 외로움 때문인지 저희가 급식을 할 때면 음식을 받아먹지도 않으면서 늘 근처에서 머뭅니다. 올 때마다 인사하고 안부를 물으면서 이름도 알게 되었고 그의 가족 상황과 거주 상황에 대해서도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는 저희 홈리스 급식을 도와줍니다. 하지만 홈리스들 중에는 이를 싫어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피부병 때문이겠지요... 죠셉은 함께 사진을 찍는 것도 무척 꺼립니다. 좋은 표정을 잡으려 몇장을 찍었지만 늘 저만치 떨어지려 합니다.... 그 중 제일 잘 나온 사진이지요... 아이삭-오른쪽에서 두 번째 그는 배에 커다란 수술 자국이 있습니다. 말로는 죽을 병이었다고 합니다. 수술 자국을 보여주는데 20센티 이상 깊이 칼자국과 꿰맨 자욱이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수술을 받고 병이 회복되어 지금은 다운타운의 트랜지션 하우스에서 살고 있습니다. 트랜지션 하우스는 홈리스로 길거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숙소를 제공해 주는 곳입니다. 숙박비는 받지 않지만 일단 그 곳에 들어가면 모듬 수입은 저축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직장을 구하고 자기 자리를 잡으면 떠나는 것입니다. 그는 트랜지션 하우스에 머물며 저녁마다 저희 홈리스 사역을 돕습니다. 늘 환하게 웃는 그를 볼 때마다 마음이 밝아집니다. 2005년 10월부터는 직장을 구하여 출근하게 되면서 가끔 와서 자원봉사를 해줍니다. 그의 평생에 또 저희 사역이 이어지는 한 그를 기억할 것입니다. 토니 - 맨 왼쪽 멕시칸인 그는 늘 깔끔한 복장으로 다닙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는 L.A. 다운타운의 L.A.미션이란 홈리스 센터에 인접한 중국인 홈리스센터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머리 덕에 얼굴도 훤한 그는 인사할 때마다 밝게 웃으며 어쩌다 하루 못 오는 날이 있으면 미안해합니다. 몸놀림이나 말 씀씀이가 홈리스를 할 것 같지 않은 느낌입니다. 특별하게 적은 내용이 없는 이유는 따로 물어볼만한 어려움이 없어 보여서입니다. 그냥 편하게 친구처럼 이야기 나누며 지내니까요.... 잭 - 왼쪽 끝에서 두 번째 그는 늘 ‘아저씨’ 하면서 나타납니다. 한국에서 군생활을 해서 짧은 몇마디의 한국말을 합니다. 한국에서 군생활을 하던 중에 한쪽 발을 다쳐 지금은 지팡이를 집고 다니며 다리도 약간씩 저는 모습에 마음이 안쓰럽습니다. 독일 파병 시절에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들도 두 명이 있지만 이혼을 한 후 딸은 지금 독일에 머물며 아들도 멀리 타지에 있습니다. 그래도 그는 홈리스와는 달리 상해연금을 받아 인근 지역에서는 부자입니다. 월 1천불 정도받아서 자녀들에게도 보내주고 또 자기 삶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 L.A. 다운타운에는 1만명 정도의 홈리스가 머물고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자는 이들... 텐트나 박스 그리고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잠을 자는 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건물(홈리스센터)에서 머물거나 건물의 마당에서 잠을 자곤 합니다. 길거리에서 자는 이들이 가장 끝자락에 와있는 사람들입니다. 대부분 중독자이거나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며, 어떤 구속도 받기 싫어합니다. 혹은 자유주의자(?)로 구속의 모양도 싫어하는 이들입니다. 그 외에 불법체류자나 범죄자의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그래도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의 경우는 푸드쿠폰과 함께 주택정책의 덕을 봅니다. 월 200여불 정도하는 푸드쿠폰, 그리고 200불 정도의 월초에 지급되는 돈은 이들에게 삶의 의미(?)를 주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때문에 월초에는 급식 인원이 대폭 줄어듭니다...